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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역 가는 길산이 좋아예/오지산행여행 2012. 2. 29. 06:52
2월 25일(토) 경북 봉화에 위치한 승부역을 다녀왔습니다...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라는 승부역은 버스로는 접근할 수 없고 열차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승용차로 다녀올 수 있게 작은 도로가 승부역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이 길은 문화관광부 선정 이야기가 있는 10대 문화탐방로에 올려져 있는데... 석포리에서 승부역까지 물따라 계곡따라 거닐어 보았습니다....
04 : 50 - 집을 나섬
10 : 17 -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에서 걷기 시작
10 : 54 - 굴티 지남
11 : 23 - 가시루봉 갈림길 지남
11 : 40 - 결둔교 지남
11 : 47 - 서낭골 지남
11 : 54 - 마무이 지남
12 : 11 - 구두들 지남( 점심시간 35분간 가짐)
13 : 30 - 본마을 지남
13 : 45 - 아랫불 지남
13 : 56 - 승부현수교 지남
14 : 00 - 승부역 도착 걷기 종료함
16 : 04 - 승부역을 무궁화열차로 떠남
16 : 37 - 춘양역에 도착 산행버스에 옮겨타고 귀가길 오름
석포리 - 2.6 Km - 굴티 - 2.0 Km - 가시루봉 - 1.1 Km - 결둔 - 0.5 Km - 서낭골 - 0.4 Km - 마무이 - 1.2 Km - 구두들 - 2.3 Km - 본마을 - 0.5 Km - 아랫불 - 0.9 Km - 승부역
승부역 가는 길은 총 11.5 Km 이며 3시간 43분(점심시간 35분 포함) 걸렸습니다.
승부역 가는 길은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에서 시작됩니다.... 기차 또는 버스로 석포리에 도착한 다음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따라 나아가면 되는데.... 석포리에서 승부역까지는 11.5 Km.... 같이 온 산꾼들은 오미산을 향해 산속으로 들어가고 저희들은 승부역 가는 길로 들어섭니다...
석포면 소재지에서 음료수(막걸리)를 한 통 준비하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따라 나아가는데....
길은 낙동강따라 이어져 있구요 전체가 포장길을 걷게 됩니다...
강가엔 버들강아지가 봄을 앞장서 맞이하고 있었으며....
승부역 가는 길은 제련소를 휘둘러 지나고 있었습니다....
때이른 강태공의 모습을 뒤로하곤.....
승부역 가는 길은 계곡 속으로 길손을 안내하는데...
계곡은 낙동강과 나란히 하고 있었습니다...
계곡 사면으로는 아직 잔설이 남아 찾아온 봄기운을 밀어내고 있었으나...
길손을 맞는 소나무들은 봄기운에 푸르름을 더하고 있었습니다...
굴티를 지납니다....
이 곳의 소나무들은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네요.... 모두가 그림속에 등장하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으며...
겨울을 녹인 낙동강물은 계곡 속으로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달려온 아스팔트 포장길은 계곡의 어느쪽으로 숨어들지 가늠하기가 어려운데...
길 가의 집 한 채는 지나는 길손에게 반가움을 더합니다...
겨울을 녹이면서 흐르는 강물소리는 길손에게 희망을 노래하는 것 같고.....
콧노래 흥얼거리면 지나온 길이 어느 듯 4.6 Km 에 이르렀습니다...
둘이서 걷는 이 길에서 잠시 내가 입을 닫으니 자연이 입을 엽니다... 물소리 바람소리...그리고 가끔 들리는 이름모를 산새 소리가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고....
잠시 그 선율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앞서 간 길손들이 건너고 있는 저 다리는 ....
결둔교이며....승부역 가는 길의 전체 구간 중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승부역 가는길은 참 따뜻한 길입니다... 계곡을 적시며 흐르는 물길, 기차가 다니는 철길, 온갖 사연을 풀어내며 걷는 사람길 셋이 나란히 나란히 하는 그런 길입니다... 때론 조금 멀어지기도 하지만 그러다 어느듯 다시 나란히 하는 이 길은 승부역에서 다정함을 뽐내고 있었구요...
역동적인 모습으로 달리던 열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계곡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평온 속에 잠기네요...
계곡물이 흐르는 길과 사람이 걷는 길이 공존을 위해서는 이렇게 잠수교로 서로를 생각한 승부역 가는 길...
그 길에서 저도 잠시 삶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길가에 봄을 준비해둔 농부의 마음을 보면서....
나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 두고 있는가를 생각케하는 승부역 가는 길.....
마무이를 지나자....
갑자기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합니다...
이 길을 걷기 전 펑펑 내리는 눈길을 걸어보았으면 하는 희망을 가졌었는데.... 소원이 이루어질려나하는 생각도 잠시뿐.....
흩날리던 눈발은 자취를 감추어버리네요....
구두들을 지나니....
승부역까지는 남은 거리가 3.7 Km.... 근처에서 점심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곤 다시 가던 길을 계속하는데....
언제간 이곳 민박집에서 한 번 머물러봐야지 하는 생각도 가져보고....
이 곳에서 잠시 헤어졌던 철길, 물길, 사람길이 다시 만납니다...
오감을 만족시키고 정이 넘치고 승부역 가는 길.....
그 길을 사람이 걷고 있었습니다....
절벽을 뚫고 나온 철길은.....
계곡을 가로지르고....
멀리 하승부동이 눈에 들어오네요...
그리고 이내 계곡이 꽁꽁 숨겨놓았던 풍경이 나타납니다...
승부리 본마을 .... 이 곳을 지날 때는 개조심을 해야합니다....이 집에선 주인이 개를 풀어놓고 있었는데... 이 개들이 지나는 길손을 ... 물리기 직전에 퇴치를 했습니다만..... 아무튼 조심을...
뒤에 보이는 집들은 펜션인것 같고....
승부리 경로당을 지나면....
아랫불이.... 이제 승부역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이런 개는 길손을 참 반가워 하는데....
뒤돌아본 승부리 본마을이구요....
저만치 기차가 보이고....저기가 승부역입니다...사랑이 머무는 승부역....
승부현수교를 건너....
도착한 승부역....
때마침 화물열차가 승부역을 통과하고...
환상선 임시열차도 출발 준비를 하네요...
이 곳이 바로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라는 승부역입니다... 오지의 작은 시골역이 지금처럼 명성의 승부역으로 바뀐데에는 1962년 이곳으로 부임해 19년 동안 역무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찬빈씨의 공로가 있다고 합니다. 김찬빈씨가 옛날 驛舍 옆 화단 바위에 흰 페인트로 한 편의 시를 써 놓았는데 이것이 승부역의 상징이된 하늘도 세 평, ... 꽃밭도 세 평이란 시였다고 하며 보이는 뒷편 역무원실 건물 뒤로 돌아 들어가 보면 이끼낀 바위벽에 희미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확인은 못해 봤습니다...
이 곳이 대합실이구요.....
대합실에는 열차운행관련 정보와.....
많은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대합실을 나와 가 본 개통기념비이며....
승부역에는 겨울철 눈꽃열차가 운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용은 철도청 홈페이지에서) 눈꽃열차는 승부역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다 떠나는데...그 때 내린 관광객을 대상으로 간이 장터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강 건너 보이는 시설물이 간이 장터이며.....장터가 있는 계곡으로도 산행길이 있는데 그 풍경은 여기에서 http://blog.daum.net/cjc5060/8648707
강 한편에 조성된 썰매장....
동심으로 한번 돌아가 보았구요....
눈꽃열차 타고온 관광객들....
그리고 장터에서....
막걸리 한사발을.....
그냥 평범한 바위같은데.....
이렇게 의미를 부여해 놓았구요....
이제 막 들어오는 기차를 타고 춘양역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이 기차는 이곳 승부역에는 정차를 않는 기차인데 .... 같이 온 일행이 100여명으로 많다 보니까 잠시 정차를 하여 승객을 태워 주었습니다...( 아무렇게나 손들면 세우는게 하니구요... 사전에 영주역으로 문의를 하여 승차허가를 받아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합실 옆에는 자물쇠가 주렁주렁 달린 조형물이 하나 있는데....설치미술가 김초희씨의 작품으로 이곳에 자물쇠를 걸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랑을 염원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갖가지 사연을 적은 자물쇠를 걸어두고 있었습니다.
오후 4시 5분 승부역을 출발한 열차는....
계곡을 돌고 돌며....
기적소리를 남기면서 달렸구요.........
춘양역에 도착 하차를 한후...
산행버스에 옮겨 타고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춘양역사를 나오니 쭈욱 빠진 소나무가 두 그루 서 있었는데....
이런 소나무라고 합니다...
같이 간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은 석포리에서 오미산으로 향했구요...나머지는 승부역 가는 길로..... 이렇게 오지 산행여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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