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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복산과 합실골산이 좋아예/오지산행여행 2010. 8. 15. 21:05
8월 14일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응복산과 합실골을 다녀왔습니다. 응복산은 백두대간을 이루는 산으로 구룡령에서 출발하여 오를 수 있는데 비해 합실골은 산님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심심 계곡의 오지였습니다...
8월 13일(금) 21 : 50 - 산행버스에 오름
8월 14일(토) 04 : 30 - 강원도 홍천과 양양 경계인 구룡령 도착(조식)
05 : 08 - 구룡령(1,013m) 산림전시관에서 산행시작
05 : 50 - 약수산(1306m) 지남
06 : 38 - 1280봉 지남
07 : 17 - 마늘봉(1120m) 지남
08 : 03 - 명개리 가는 갈림길
08 : 14 - 응복산(1359m) 정상 도착
08 : 38 - 만월봉가는 능선길에서 합실골로 내려서는 길목 도착
09 : 59 - 계곡물과 만남
10 : 20 - 폭포수 아래서 점심(35분)
11 : 08 - 無名의 폭포 지남
12 : 00 - 오늘산행의 마지막사진 기록(이후 카메라와 함께 계곡물에 풍덩함)
13 : 38 - 본말에 도착 산행종료함
구룡령 - 1.33 km - 약수산 - 1.9 km - 1280봉 - 1.78 km - 마늘봉 - 1.93 km - 응복산 - 약 1km - 갈림길 - 약 10 km -본말
오늘 산행거리는 대략 18 km 로 짐작되며 8시간 30분 걸렸습니다....
무박의 산행길을 밤새 달려온 산행버스가 04:30 구령령 정상에 산님들을 내려 놓습니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주위는 아직 어둑어둑하고... 초입부터 급경사의 오르막 구간이 시작되네요...
짙은 안개비로 온몸이 젖어오는데... 1.3 km 의 약수산 정상까지 40여분 걸렸습니다....
이 등로는 백두대간 길이라 잘 다듬어져 있는 편이네요... 정상에서부터는 능선길이 편안히 이어집니다....
먼길 왔는데 날씨는 그 수고 알아주지 않구요....
산님은 운무 가득낀 능선길을 앞만보고 나아갑니다... 운무가 카메라 렌즈를 흐려놓아 사진도 제대로 담기질 않네요...
대간길이라 이정표는 잘 정비되어 있었구요....
온갖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져 있었습니다....
안개비가 산행길을 힘들게 하는 가운데... 마늘봉을 지납니다...
오늘 지날 합실골에 들어서기전까지는 안개가 그쳐주어야 할텐데....
응복산 조금 못미쳐 명개리로 내려서는 길도 있구요....
드디어 안개비를 맞으며 응복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구룡령에서 여기까지 6.71km에 3시간 6분이나 걸렸습니다...
합실골로 내려서기 위해서는 응복산에서는 진고개 방향(만월봉 방향)으로 능선따라 나아가야 하는데.. 20여분 더 나아간 다음 만월봉으로 올라가기 직전의 안부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처럼 생긴모습의 나무덩굴 아래를 지나....
곧 이어 나타나는 이 근처에서 왼쪽으로 능선길따라 나아가야합니다... 합실골 가는 길은 산님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기 때문에 입구를 알려주는 이정표나 시그널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아주 희미하지만 등로를 찾을 수 있고.... 이후 감으로 끝까지 능선을 따라가야 합니다...
이 길은 산님들이 발길이 잘 닿지 않아......원시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구요...
10여 km 의 능선길과 계곡길에서 유일하게 본 시그널입니다...
이 능선길 숲속 여기 저기에는 정말 쭉쭉빵빵의 소나무들이 숲속친구들로 살아가고 있었구요...
합실골로 내려 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바위를 지나야합니다... 이후 급경사 내리막 구간이 계속 이어지고 양쪽에서 계곡물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면 능선길도 끝맺음을 하게 되는데....
처음만나는 계류수입니다....
이후 계곡을 따라 300여 m 를 내려서면 나타나는 폭포입니다.... 처음만난 계류수에서 여기까지는 길의 흔적이 전혀 없어 내려서기가 아주 힘든 구간이지만 여기까지 내려선 이후로는 희미한 흔적의 길을 따라 내려 가면 됩니다... 여기서는 계곡물을 건너 오른쪽의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되고....
무명의 폭포가 많이 있지만.....
희미한 길이 계곡물과 다소 떨어져 이어져 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를 많이 했습니다... 개척산행 수준의 산행길이기 때문에 몸이 많이 지치고 카메라에 담을 힘도 소진되어 계곡물로 내려가기를 몸과 마음이 잘 허락하지 않네요...
가다가 길이 끊어지면 계곡물을 건너면 되고.... 길은 거의 모든 구간이 계곡물과 20~30m 벗어나지 않고 따라 내려 갑니다......
이날 계곡을 벗어나기까지 10여회 계곡물을 건넌 것 같은데 저는 번번히 신발을 벗을 수 없어 등산화를 신은 채로 건넜습니다...
이 사진 이후로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불어난다는 계곡물을 건너야 한다는 걱정... 끝을 짐작할 수 없는 계곡길에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닐 우의를 입었지만 빗물은 몸속으로 파고들고..... 또 계곡물을 건너다 미끄덩... 풍덩... 온몸이 물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빨리 탈출하지 않으면 계곡에 고립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땜에 카메라고 핸드폰이고 상태를 살필 틈도 없이 죽기 살기로 계곡을 벗어날려고 뛰고 구르고...... 다행이 계곡을 벗어날 즈음 비도 그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시 도로따라 3km 를 내려오면서 온갖 상념이 머리속을 헝클어 놓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너무나 좋았을 계곡 트레킹 ... 더구나 사람의 발자취가 거의 없어 더더욱 깨끗함과 원시스러움을 간직한 합실골 계곡 트래킹이 오늘은 고난의 추억만 만들고 말았네요..... 산행버스에 도착해 배낭을 살펴보니 다행이도 우의와 배낭덕분에 DSLR 카메라는 살아 있었고... 핸드폰도 살아났는데.... 똑딱이 카메라는 물을 잔뜩 마시고 있었습니다....
오지의 계곡산행은 즐거움 만큼이나 위험도 뛰따릅니다... 혹 오지산행을 계획하시는 산님들이 계시면 보다 철저한 준비로 즐거운 산행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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