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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령산과 비학산산이 좋아예/경상도 산 2009. 12. 1. 19:40
11월 29일 포항시 죽장면과 기북면에 걸쳐있는 괘령산과 비학산을 산행하고 왔습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조금 내리다 말겠지 하는 기대감을 갖고 산행길에 오른 것입니다... 원래 우리 기상청 일기예보는 잘 안맞잖아요.... 근데 ......
10 : 25 -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 샘재 부근에서 산행 시작
11 : 40 - 괘령산 정상 도착
12 : 21 - 괘령산, 비학산,성법령 갈림길 도착
12 : 55 - 성법령 도로로 내려서 기다리고 있는 산행버스에 탑승 (산행 중단)
16: 30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탑골 날머리에 산행버스로 이동하여 우중산행을 강행한 산님들을 기다리다가 마지막 하산팀 도착으로 산행종료함
오늘 산행한 거리는 6Km 정도로 짐작되며 2시간 30분간 산행한후 계속되는 비로 인해 중단함
산행지로 가는 중에도 부슬부슬 내린던 비가 산행시점인 죽장면 상옥리 샘재 가까이(경상북도 수목원) 에 도착하니 장대같은 비로 바뀌어 퍼부어 댑니다... 산행을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 그래도 이 먼곳까지 왔는데 ...그냥갈 수 없지 하고....비옷을 갖춰 입습니다...
산행 들머리를 알리는 안내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위 위성사진의 산행시작 지점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는데 어디선가 산불감시원이 나타나 산행을 할 수 없다고 하네요...11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는 입산금지 기간이라 안된다는데... 이렇게 비가 오는데 산불날 염려가 뭐 있겠냐고 사정사정하여 겨우 허락을 받아내고 ....( 기간내에 맑은날 입산은 안될것 같네요...)
평소 때 기상청이 믿음을 주지 않아서 그런지... 오늘도 아예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비옷을 준비하지 않고 참가한 산님이 몇 분 계시네요..그 분들을 버스에 남겨둔 채 산행을 시작합니다.....
낙엽으로 뒤덮인 등로는 부드럽게 이어져 나가는데..... 내리는 비의 양이 많아 비옷에 우산까지 쓰고 걷습니다....
우중이라도 걷기에 참 좋은 길이 계속되네요....
한참을 걷다 뒤돌아보니 산님들은 우중산행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무슨 청승이고 하는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괘령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이렇게....
이어져...
나아갑니다......
혹시나 은근히 눈산행을 기대하고 아이젠까지 준비하고 왔건만.....
무심한 하늘은 계속 비만 뿌려댑니다.....
비옷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열기는 온몸을 땀으로 적시는데.....
무슨 비가 쉼없이 내리네요.......
비가 와도 담을건 담으면서 나아가고......
드디어 괘령산 정상에 도착했네요.....
하지만 갈 길은 멀고 해서.....또 다시 발길을 재촉하는데.......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는 안경을 흐리게 만들고(안경잽이의 비애)...... 산행내내 안개속을 헤매는 느낌으로 만들어 줍니다....
등로의 낙엽은 종아리까지 빠질 정도로 쌓여있는데.....
낙엽을 밟으며 나아가니 미끄럼이 덜 한 것 같아..
일부러 푹푹 빠지는 물기 머금은 낙엽 위를 걸어 갑니다..... 고어택스라는 등산화의 위력을 믿고.... 근데 등산화가 배신감을 주네요..... 슬슬 양말이 젖어오기 시작하는데.....
괘령산,비학산,성법령 갈림길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서...
같이 간 산님들은 빗물에 밥을 말아(?) 먹는데.... 우중 점심도 내키지 않고... 조망도 없으며... 무엇보다 양말도 젖고해서 ....갈등이 생기네요..... 오늘 계획된 산행코스를 이제 1/3쯤 지났는데... 이런 상태로는 더 산행을 해도 무의미할 것 같아 탈출을 결심합니다.. 여기서...100m 쯤 더 직진하면 ....
산불감시 초소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10분쯤 내려서니...
성법령 차도가 나타나고 산행버스가 대기를 하고 있네요... 비학산까지 산행하려든 오늘의 거창한 산행계획은 이렇게 산행중단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산행 날머리인 탑골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비학산까지 우중산행을 계속한 산님들을 기다렸는데.....
그 시간이 무려 3시간 35분 ..... 오늘 산행한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버스에서 수양을 했습니다.... 포항 칠포앞바다와 호미곶도 조망되며 어선들이 항로의 지표로 삼았다든 비상하는 학의 형상인 비학산 정상은 멀리서라도 운무로 인해 끝내 보지 못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등산화에 물이 들어간 것은 바지 가랭이를 타고 내려온 빗물이 양말을 통해 스며든 것이지 고어텍스 등산화 자체가 잘못이 아니라고 옆 산님이 오해를 풀어줍니다....